[화성농민(華城農民)칼럼 6]21대 국회와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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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기사입력 2020-06-29 [09:16]

▲ 김근영 (사)한국쌀전업농 화성시연합회장 / 농업경제학박사     ©화성신문

코로나19 팬데믹속에서 치러진 4.15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국회 300석가운데 180석의 거대여당이 탄생한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제1당 지위회복을 노력지만 ‘수구적 보수’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냉정한 정치현실에 직면해야만 했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1대 총선을 압승하면서 행정부와 지방정부에 이어 입법부 권력까지 차지하게 됐다. 한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되었으나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길을 터준다는 제도의 취지는 전혀 살리지 못하고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 출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농업계의 총선 결과를 보면, 행정관료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서 활동한 국회의원 출신 후보들이 당선되어 기대를 모으는 반면, 비례대표는 여·야를 막론하고 당선권밖에 배정되어 18대 국회에 이어 1석도 배출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지금 우리 농업·농촌·농민의 상황은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코로나19와 연관돼 직접적인 피해가 나타난 화훼 및 친환경농산물 판매 감소는 물론 사상최악의 냉해, 마늘값 폭락, 과수 화상병(사과와 배 등 과수의 잎과 줄기, 꽃, 과일 등이 불에 그슬린 것처럼 말라 죽는 국가검역병) 확산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농가 인구는 2019년 기준 224만4783명으로 1980년만 해도 1082만7000명이었는데 40년 만에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고, 교통·의료·교육·복지 등의 사회 인프라가 열악하고, 농업소득은 20년간 정체되어 있고.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의 64.9%에 불과하며,  농가 고령화율도 심각해 2019년 현재 46.6%(국내 전체 14.9%)에 달한다. 

 

반면, 코로나19 발생을 계기로 농업·농촌과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도시민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어촌연구원의 조사결과 도시민 67.6%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국민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농경연은 “수출제한등으로 인한 국제 공급망 차질, 감염 및 이동 제한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식량위기 경고가 지속됨에 따라 식량안보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위기와 같이 식량위기도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1대 국회시작과 더불어 농업관련 법안들이 속속 발의되고 있다. 그동안 농해수위는 다른 상임위원회와 달리 여·야를 막론하고 당리당략을 떠나 한 목소리를 내왔다고 평가된다. 농해수위의 입법성적은 20대 국회 전체 17개 상임위원회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법안 발의 1852건(7위), 법안처리 1291건(1위), 법안 처리율 69.7%(1위)로 명실상부 입법1위라는 평가에 큰 이견이 없다. 

 

필자는 21대 국회의 농정개혁과제로 그동안 농업계에서 요구해왔던 주요한 몇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개헌을 통해 헌법에 농업의 가치를 반영하고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법제화해야 한다. 최상위 법인 헌법에 농업가치를 담아야 정책과 예산 배정에서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수 있다.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는 코로나19로 각국이 농산물 수출을 금지하는등 식량무기화 위기에 대비하고 통일농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하다. 최근3개년(2016~2018년) 곡물자급률은 평균 22.5%에 불과하다.

 

둘째, 농업예산 확대가 필요하다. 농업예산은 올해 국가전체예산(512조3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3%(15조7743억원)에 불과하다. 20대 국회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통과시킨 국가 전체예산은 28%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은 8.9% 오르는데 그쳤다. 국가 전체예산에서 농업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3.7%에서 2020년에는 3.08%로 오히려 축소됐다. 

 

셋째, 농어업회의소 법제화가 요구된다. 농어업회의소는 지방 농정과 현장 농어민들간의 협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농어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대의기구이다. 2010년부터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중이다. 그러나 근거 법률 부재로 농어업회의소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어 법제화를 해야 한다. 금년에는 3년동안 미루어왔던 화성시 농어업회의소 출범을 기대해 본다.  

 

넷째, 열악한 지방재정에 도움을 주는 고향세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 고향세는 도시민이 고향이나 원하는 지자체를 지정해 기부하고 소득공제를 받는 제도로 국민이 자발적 기부를 통해 농업·농촌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효과가 크다. 일본은 2018년 고향세 금액이 5127억엔(5조687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다섯째, 최저가격보장제를 도입해야 한다. 최저가격보장제는 농산물(평균)가격이 (최저)생산비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기준 가격 밑으로 떨어질 경우 그 차액을 생산자에게 보전해 주는 것으로, 고질적인 농산물 가격 폭락에 따른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여섯째, 농민기본소득(농민수당)을 제도화해야 한다. 농민기본소득은 농민의 기본권과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농민에게 월정액형태로 주는 지원금을 말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18년 농민기본소득 관련 토론회에서 “농업이야말로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산업이자 안보산업인 만큼 농민기본소득제를 통해 농업 지원정책을 확대해나가겠다”고 하였다. 

 

일곱째, 쌀 의무자조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정부는 시장 개방에 대응해 생산자 조직이 자율적인 수급 조절, 소비 촉진 등을 추진해 품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2000년 자조금 제도를 도입했다. 공익직불제 시행에 따라 쌀 의무자조금 조성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k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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