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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습지 보존은 어른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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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기사입력 2020-11-14

▲ 이권재 오산발전포럼 의장

화성 화옹지구 군공항 이전 주장은 환경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발상이다. 습지는 먼지를 먹고 사는 천연 공기청정기다. 대한민국이 공업화 되던 시절에도 미세먼지가 지금처럼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았다. 그것은 습지로 분류되고 있는 ‘논’이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주변에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면서 미세먼지의 공포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은 너도 나도 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습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습지 중에 가장 순도가 좋고 효율성이 좋은 것은 갯벌로 이루어진 습지라고 한다. 그래서 순천만 습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돼 람사르지정 습지가 됐다.

 

경기도에서는 전라북도의 순천만 습지와 비교되는 화옹지구 습지가 있다. 화옹지구는 원래 갯벌이었다. 

 

그런데 한국농어촌공사가 식량자원을 늘리겠다는 명목으로 바닷물을 막아서 만들어진 거대 기수지역이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역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습지는 종의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거의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습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경기도에서도 가장 서쪽에 있기 때문에 서풍을 타고 넘어오는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방풍습지이기도 하다.

 

이 습지 440만평을 매립해서 전투 비행장을 만들면 440만평의 습지에서 막아주던 미세먼지의 피해는 전체 수도권 주민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전투 비행장의 특징 중에 하나인 기계화 장비로 인한 오염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수원전투비행장은 내륙에 있기 때문에 토양이나 토지의 오염물질이 하천에 이르기까지 자연 정화되는 시간이 있다. 그러나 화옹지구와 한 몸이라고 볼 수 있는 화성호에 기름이 뜨고 그 물이 궁평항을 통해 갯벌에 전달되면 사상 최악의 환경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서해 앞바다 어디에 기름을 흘려놓아도 그 기름은 중국해변으로 가지 않는다. 편서풍을 타고 한국의 해안에 도착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궁평항으로 흘러들어든 오염물질은 결코 외해(外海)로 나갈 수 없다.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기후의 특성 때문에 반드시 우리나라 갯벌에 오염물질이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과거 태안반도의 오염과 같은 것이다. 서해 한 복판에서 기름이 유출됐는데 그 기름이 태안반도로 온 것과 같은 현상이다.

 

습지가 인류에게 주는 환경적 가치는 돈으로는 결코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작은 습지라도 보존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굳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습지를 망쳐가면서 전투 비행장 이전을 고집하는 것은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안일한 판단이다. 

 

우리가 우리의 후대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철학과 경제 그리고 국방 같은 것들도 있어야 하겠지만 습지도 반드시 있는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목록 중의 하나다.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습지를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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