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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설희 화성시 성폭력·가정폭력통합상담소 소장
“사회적 불안감 높아진 사회, 사소한 폭력은 없어”

화성시는 만들어지는 도시, 서부지역보다 동탄지역 ‘위험’
전국 최초 공공기관형 통합상담소, 인근 지자체 벤치마킹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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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2020-10-30

▲ 김설희 소장.  © 화성신문



  

이해가 되세요?”

 

김설희 화성시 성폭력·가정폭력통합상담소 소장이 자주 쓰는 표현이다. 자신이 한 말을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호흡을 맞추기 위한 배려이기도 할 것이다. 인터뷰 차 한 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었는데 상담전문가로서의 향기를 풍겼다. 성격은 따뜻하며 솔직했고, 음성은 낮고 부드러웠다.

 

털팔이. 2000년 대학원생 때 봉사활동 나갔다가 학생에게서 들은 말이 별명이 됐다.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 같아서 애착이 가서다. 이후 지금까지 모든 사회 활동 아이디가 털팔이샘이다.

 

저희 상담소는 전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공공기관형 통합상담소예요.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통합해서 보는 곳이죠. 여성가족부에서 공식적으로 갖고 있는 명칭입니다. 전국에 46곳이 있어요. 화성시여성가족청소년재단 소속이에요. 20191030일 오후 2시에 개관했습니다. 이제 1년이 됐네요. 화성시 동탄은 새로 만들어진 도시예요. 적지 않게 발생하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문제를 시에서 온전하게 사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랍니다.”

 

1967년생인 김 소장은 201511일부터 화성시 성문화센터장으로 근무해오다 통합상담소가 설립되면서 20198월부터 201912월까지 센터장과 상담소장을 겸직하던 중 올해 11일자로 소장 발령을 받았다. 성문화센터장이 되기 전에는 6년간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에서 근무했다.

 

김 소장에게 성폭력과 가정폭력과 관련한 화성시의 특징이 무엇인지 물었다. 노인이 많은 서남부와 젊은 동부(동탄). 김 소장은 화성시의 특징을 이렇게 규정지었다.

 

화성시는 만들어지는 도시예요. 젊은층이 많은 동탄은 신고율이 상당히 높아요. 폭력 감수성이 높다는 의미죠. 젊은 친구들이 이거 내가 피해본 것 맞죠?’ 이렇게 물어 와요. 서부와는 확연히 다르죠. 동탄은 신고자 연령도 낮아요. 신고자가 아동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죠. 엄마 아빠가 싸운다고 신고하는 겁니다. 다른 시나 도와 크게 구별되는 요소예요. 남성 피해자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배우자인 여성의 잔소리에 남성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거예요. 쌍방 폭력도 많아요. 최근의 가정폭력은 언어폭력이 엄청 많아요. 코로나19로 인해 예민해진데다 수입 감소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요. 안타깝죠.”

 

김 소장은 동탄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로 높은 주거지열람제한서비스 이용률을 꼽았다.

 

주거지열람제한서비스라는 제도가 있어요. 가정폭력 피해자가 자신이 어디 살고 있는지 모르게 하려는 제도예요. 자신과 관련한 주민등록 열람에 제한을 걸어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런 경우가 정말 많이 늘었어요. 동탄신도시에 젊은 층이 많기 때문에 정보에 빠른 거죠.”

 

화성시 성폭력·가정폭력통합상담소는 2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심리지원팀과 공동대응팀이다. 심리지원팀은 10회기 이상 상담을 필요로 하는 내담자들을 응대하며, 내담자의 치료와 회복에 주안점을 둔다.

 

공동대응팀은 경찰인력, 통합사례관리사인 공무원 인력, 재단 직원인 상담원 등 세 명이 한 팀을 이룬다. 동탄공동대응팀과 서부공동대응팀. 공동대응팀에는 이렇게 두 개가 있다. 112신고 접수건에 대해 응대하며, 지원이나 연계를 목적으로 한다.

 

한 기관에 경찰 조직, 공무원 조직, 재단 직원, 이렇게 세 개 조직이 연합해서 일을 하는 게 쉽지는 않죠. 서로 일하는 방향이 다르니까 의견충돌이 생기기도 하지만 장점이 훨씬 많죠.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고 있으니까 적재적소 내담자 맞춤형 지원이 가능합니다. 이게 최고의 장점이죠.”

 

이런 장점 때문에 화성시 통합상담소는 전국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며칠 전에는 김포시 시의원들과 광명시 경찰관들이 각각 통합상담소를 찾았다. 배울 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상당히 많이들 오세요. 작년부터 치면 열 곳이 넘을 겁니다. 평택, 성남, 김포, 광명. 선진지관 방문이라고 해서 벤치마킹 오시는 거죠. 통합상담소 설립에는 서울시 위기가정지원센터가 모태가 되기는 했지만, 화성은 독창적으로 만들었어요. 김포에서는 시의원들이 오셨는데 한 시간 넘게 질문하시더군요. 김포시가 화성이랑 접점이 많아요. 젊은 세대가 많은 거죠. 화성이 평균 나이 35세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김포는 37세라고 하더군요. 김포에 사례 관리에 대한 욕구가 있는 거죠.”

 

김 소장은 코로나19가 늘어나는 가정폭력과 적지 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동탄에 젊은층이 많아요. 경제력이 있어서 동탄으로 오신 분도 있겠지요. 하지만 영끌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대출 받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아서 오신 분도 상당히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코로나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고, 일상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어른도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는 겁니다.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요. 물리적인 폭력, 언어폭력으로 나가는 거죠. 누구는 신고하고 누구는 신고를 안했을 뿐이지 사실은 모두가 긴장하고 있고 예민해져 있어요. 이런 것들이 상시적인 사회적 불안감을 만드는 거죠. 이런 사회적 불안감이 서부지역보다 동탄지역이 터질 듯이 높은 겁니다.”

 

실제로 올 들어 9월까지 접수된 건수는 4,000건에 달한다. 월 평균 450건 정도다. 상당수가 코로나19 상황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소한 폭력은 없거든요. 모든 폭력은 사소함에서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요즘 사례를 보면, 학교에 가지 않는 자녀 양육 스트레스 때문인지, 수입이 줄어서 그런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평소보다 갈등을 만드는 상황이 너무 많아졌어요. 동탄에 자신이 피해자라는 걸 숨기지 않고 지원을 받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화성시의 특징입니다. 전화도 없이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비용은 100% 시에서 지원하고 있어요.”

 

김 소장은 대학에서는 법학을, 석사는 상담심리, 박사는 범죄심리 중 교정심리를 공부했다. 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많은 것이 계기가 돼 이 길을 걷게 됐다. 청소년상담사이기도 하고 범죄심리사이기도 하다.

 

저는 무던한 사람이에요. 강하고 신념적이고요. 젠더감수성이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높은 것 같기는 해요. 특히, 그 어떤 곳보다 우리 화성시여성가족청소년재단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재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도덕적이어야 하죠.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경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인정해주면 그 자체가 존중이기 때문이지요.”

 

성실하게 살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는 김 소장은 내담자가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 소장에게 인터뷰 말미에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했다.

 

보람되지 않으면 이 일은 상처뿐이죠. 내담자가 변해갈 때, 제가 지원한 내담자가 재판에서 이길 때 정말 보람을 느끼죠. 가정은 쉼이에요. 성폭력은 영혼을 죽이는 행위, 가정폭력은 사회적인 문제의 연장선이에요. 어른들에게는 아이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칭찬해주라고 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는 기다려줄게, 괜찮아, 이 말을 해주고 싶고요. 우리는 모두 행복해질 의무가 있잖아요. 저는 산책할 때 행복을 느낀 답니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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