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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찬열 화성시청소년수련관 관장
“청소년들, 사색 시간 가지고 자기 삶 주인 돼야”

39세 때 관장되며 지도자의 길, “지도자 첫째 덕목은 권한위임”
국무총리 표창 받은 ‘능력자’, “청소년은 하나의 독립된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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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2020-10-16

▲ 박찬열 화성시청소년수련관 관장이 철조망이 부착된 액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철조망은 박 관장이 2014년 한미연합사 안보 프로그램 일환으로 비무장지대를 방문했을 때 기념으로 받은 것이다.  © 화성신문


  

대학 때 청소년지도학을 전공했고, 그 이후 직장을 다니면서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청소년지도학과에 지원한 동기는 통일 후 북한에 학교를 설립하고 싶었거든요. 2 때 독일 통일과 관련된 기사를 우연히 읽었는데, 통일되면서 사전 대비가 없어서 통일 후 청소년들이 겪는 문화, 경제 격차 등 청소년들의 어려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도 통일 관련 준비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통일승계세대로서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학과와 북한학과가 같이 있는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박찬열 화성시청소년수련관 관장은 청소년기에 우연히 읽은 신문기사가 계기가 돼 청소년 관련 공부를 하게 됐고, 20년째 그 길을 걷고 있다. 2000년 노원청소년수련관을 시작으로 수서청소년수련관(2009~2011), 홍은청소년문화의집(2011~2016), 마포청소년문화의집(2016~2019) 7개 기관에서 근무하다 올해 1월 공개채용을 통해 화성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박 관장은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 빨리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39세 때 홍은청소년문화의집 관장이 됐다. 서울 50개 시설 중 최연소 관장이었다. 관장 재임 중 2년마다 실시되는 여성가족부 평가에서 4회 연속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청소년 육성 공로로 여성가족부 장관상(2015), 국무총리 표창(2017)을 받았다. 2015년의 경우 전국 200개 청소년문화의집 평가에서 1등을 한 것이다.

 

화성시청소년수련관도 최우수등급을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다른 지자체 청소년 기관에서 근무하는 아내의 권유로 화성시 채용공고에 응모했는데 화성으로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성시는 알아갈수록 매력적인 도시예요. 현재 청소년 인구가 화성시 인구 대비 17% 정도 됩니다. 청소년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입사하자마자 서울에서 화성으로 이사를 왔어요. 생동감 있고 쾌적하고 느낌이 좋은 도시입니다. 화성시에서 곧 청소년 무상 교통사업을 시작합니다. 지자체에서 청소년 이동권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그 자체로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박 관장은 청소년과 관련한 화성시의 특징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화성시는 청소년의 평균 연령이 낮습니다. 청소년 인구 증가에 비해 청소년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시설을 늘리는 일은 단기적으로는 어렵고 중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 지역별 인프라 불균형 완화를 위한 공공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매년 발간하는 화성시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정주의식이 낮습니다. 이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화성시는 도시개발로 인해 변화가 많은 지역입니다. 도시 개발이 청소년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를 청소년들이 스스로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사색하도록 하는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일종의 아카이브 사업이죠. 지역에 대한 정주의식을 높이고,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대해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관점을 갖게 하고 싶습니다.”

 

 

▲ 철조망이 부착된 액자.  © 화성신문

 

 

1973년생인 박 관장은 청소년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다. 박 관장이 태어나던 해에 100만 명이 태어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다시 돌아간다면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성향으로는 호기심이 많고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좋아한다고 했다.

 

박 관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에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지금까지 일해 오면서 힘들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이 일이 경제적인 부를 떠나서 존경받는 일이고, 또 제가 이 일을 즐거워합니다.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청소년지도자라는 일이 청소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잖아요. 실제로 삶의 영향을 받은 청소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저를 의미 있는 존재로 기억해 준다면 보람이 얼마나 클까요.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걸을 겁니다.”

 

박 관장은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고 했다. 청소년 활동을 통해서 만났던 중학생 청소년이 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에 들어갔고, 결국 자신이 근무하던 기관에서 신입직원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경우다. 지난해 마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박 관장은 고맙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청소년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지 궁금했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색의 시간을 꼭 가지라는 당부를 하고 싶습니다.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도 부족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시간의 여유도 없습니다. 대학에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상담할 일이 많습니다. 자신이 원하지 않은 학과를 다니다가 졸업을 앞두니 미래에 대한 불안도 강해지고, 그렇다고 전공분야에 대한 자신도 없고 해서 고민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했는지에 대해 물으면 거의 답을 못합니다.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하면 자신의 길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살게 되는데, 이런 학생들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박 관장은 15년 전인 2005년도에 아내와 함께 동시에 다니던 직장들에 사표를 내고 스스로 안식년을 선포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행복은 채워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족도 필요하고요. 저는 현재도 행복하고 미래에도 행복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청소년들도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행복한 삶을 찾아보겠다고 15년 전에 아내와 함께 안식년을 선포했습니다. 서른세 살 때였어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서 생활비로 썼습니다. 청소년을 위해 더 큰 일을 하려면 박사 학위가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3년 만에 공부를 위해 복귀했습니다. 돌아보면 조금은 무모한 일이었지만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 덕분인지 노후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겉으로 드러나는 표피적인 것보다는 근원에 대한 관심이 많아 늘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는 박 관장. 그는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권한위임을 꼽았다.

 

제 박사 논문 주제가 청소년지도자가 인식하는 기관장의 리더십 유형이 조직 효과성에 미치는 영향, 임파워먼트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였습니다. 리더가 직접 모든 것을 하기보다는 권한을 부여하고, 그 의미를 일깨워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결론입니다. 조직 규모가 크고 분야별 전문성이 더 강조되는 상황에서는 임금이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핀다는 만기친람보다는 적절한 권한 위임, 즉 임파워먼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하려는 마음은 기본입니다.”

 

박 관장의 취미는 음악 듣기, 영화 보기, 기타 연주다. 기타 연주 구력이 30년이다. 1994년도에 구입한 기타가 애장품 1호다. 별명은 능력자’, ‘화성의 엑소. 그룹 엑소(EXO) 리더 이름이 찬열이다.

 

인터뷰 마지막 질문으로 어른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청소년도 인간입니다. 청소년을 미숙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 인정해 주었으면 합니다. 청소년을 그 자체의 존재로 보지 않고 대상화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굉장히 경계해야 할 지점입니다. 걱정보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청소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정을 지지하려고 노력해야 하고요. 제 이야기도 좀 할게요. 할 수만 있다면 가급적 건강할 때 은퇴해서 여행도 다니고, 연구도 하고, 책도 집필하고 싶습니다. 소박하지요. 하하.”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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