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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김승원 ㈜보성초음파산업 대표
“40년 ‘초음파’ 외길, 사업 너머 행복한 사명 됐죠”

‘초음파 1세대’ 자부심, 초음파 세척기 제조 전문 기업
직장생활 초기부터 ‘나는 사장이 된다’ 주문처럼 읊조려
15~20년 함께 해온 베테랑 직원들 ‘큰 힘’, “늘 감사한 마음”
반도체 세척기 국산화 공신, “10년 후엔 글로벌 기업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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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2020-06-15

▲ 최근 개발한 초음파 바이러스 방역기 앞에서 포즈를 위한 김승원 대표.     © 화성신문

 

 

한 우물파기는 중요한 가치다. 계속 파야 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한 우물 파는 과정에는 인내도 있어야 하고 반복, 확신, 신념 같은 요소들이 있어야 한다. 중단 없는 전진이야말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여기에 업()으로 삼은 일을 즐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화려한 수사(修辭)처럼 보이지만 반월산업단지에서 친환경 초음파 세척기를 제조하는 보성초음파산업의 김승원 대표가 꼭 그런 길을 걸어온 사람이다. 40년간 초음파외길을 걸어왔다. 10년은 직장생활, 나머지 30년은 기업인의 길이었다. 직장생활을 시작할 무렵부터 나는 사장이 된다는 말을 주문처럼 읊조렸다.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악착같이 일했다. 어떻게든 해내고야 마는 성격 덕분에 해결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199071일 창립된 보성초음파산업은 오는 71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보성초음파산업은 초음파를 이용한 산업용 세척기(반도체, PCB, 항공정밀부품 등)와 가정용 세척기, 업소용 세척기, 카페형 초음파 세척기를 제조·판매하는 클린장비 전문 기업이다. 현재 화성과 안산에 공장을 두고 있다. 화성 공장에서는 초음파 세척기와 용착기를, 안산 공장에서는 PCB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초음파 세척은 물속에서 생긴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서 미세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세척 방법이다. LCD 글라스, 반도체 부품, PCB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제품에 적용되는 초정밀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 김승원 대표가 늘 함께해준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 화성신문

 

 

해결사’·‘전천후 폭격기별명 가진 뚝심 사나이

 

초음파 세척은 말 그대로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서, 그 떨림을 이용해서 매개체를 흔들어줍니다. 결과적으로 비벼주는 효과가 나지요. 초음파 세척기의 장점은 물이 들어가는 곳은 다 초음파가 전달이 된다는 점입니다. 1초에 28,000번에서 4만 번을 떨어줍니다. 1초에 28,000번에서 4만 번을 비벼주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예요. 완벽한 세척이 가능한 이유예요. 카브레타 같은 경우는 내부 세척이 굉장히 어려워요. 초음파로만 세척할 수가 있어요. 물이 들어가는 곳이면 어디라도 초음파가 타고 들어가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부분까지도 정밀 세척이 가능합니다.”

 

세척 방법은 크게 초음파 세척과 스프레이 세척으로 나뉜다. 초음파 세척은 정밀한 세척력으로 인해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 세척에 초음파를 응용하지 못하는 제품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초음파 세척 적용 분야도 다양하다. 원자재 커팅 후 세척, 가공 후 세척, 조립 후 세척. 도금 전후 세척 등 모든 과정에 세척 공정이 필요하다. 반면, 스프레이 세척 방식은 고압으로 세척액을 분사해서 세척하는 방식이다.

 

김승원 대표는 체격이 다부지다. 뚝심이 있어 보이는 인상이다. 잠시만 얘기를 나누다보면 자부심이 강하다는 것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전북 군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공군에 자원입대했다. 서울 공군본부에 배치돼 참모총장 운전병으로 복무했다. 제대 후 공관 근무를 한 인연으로 당시 갓 사업을 시작한 K초음파에 입사하게 됐다.

 

제대 말년에 뭘 할까 고민하다 사업을 할 생각을 했어요.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직장에 다닌다면 잘 돼 봐야 중소기업 이사 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침 군에서 제가 모시던 분과 초음파회사를 경영하시던 분이 동기여서 모시던 분의 추천을 받아 그 회사로 입사하게 됐어요. 그렇지만 마음속에는 언젠가 나도 사장이 되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물불 안 가리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배웠죠. 사장이 되려면 분야를 가리지 말고 다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해결사라는 별명이 붙었어요. 전천후 폭격기였죠. 회사 간부들 사이에는 김승원이 한테 시키면 다 해결돼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였어요. 직장에서는 자재 구매와 외주 관리, 영업을 맡았어요. 10년을 근무하다 내 사업 하겠다고 툭툭 털고 나왔죠.”

 

원래는 1984년도에 창업하려고 공장도 얻어놓고 기계도 들여놓았지만, 얼굴에 피부병이 생겨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직장생활 10년 째 되던 해인 1990년도에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금천구 시흥철제상가에서였다.

 

사업하는 데는 직장생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여직원 한 명을 두고 아웃소싱으로 업무를 처리했다. 전기·전자·기계·물류·화학 등 다양한 분야를 응용해야 하는데 100% 아웃소싱한 것이다. 그동안 신뢰를 쌓아 왔던 인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승승장구했다.

 

고객들에게 차근차근 신뢰를 얻으면서 성장해 나가고 있던 와중에 운이 좋게도 대기업과 인연을 맺게 됐어요. 전에 직장 다닐 때 인연을 맺었던 한양기공이라는 회사 소개로 1993년도에 현대반도체로부터 반도체 전용 세척기를 개발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혼을 담은 열정으로 국산화를 성공시켰다. 한 세트에 2,500만 원인 일제 장비를 10분의 1 가격인 250만 원에 국산화시킨 것이다. 40세트를 납품하며 국내 반도체 세척분야에 혜성처럼 떠올랐다. 현대반도체에 납품한 장비가 3년 간 잘 사용되는 것을 보고 삼성 반도체와 LG 반도체에도 납품을 하게 됐다. 당시 국내 반도체 3사가 모두 보성초음파 세척기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 초음파 바이러스 방역기.     © 화성신문

 

▲ 가정용 초음파 세척기.     © 화성신문



 

경영은 큰 흐름에 올라타는 매력적인 기술

 

우리나라 초음파 역사는 45년 정도 됐다. 김승원 대표는 초음파 분야에서 40년째 종사하고 있다. “초음파 1세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보성초음파산업은 우리나라 초음파 세척기 역사의 산 증인이다. 우리나라가 초음파 분야에서 100년 전통의 일본, 독일의 선진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한 데는 보성초음파산업의 공을 간과할 수 없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40년 외길 인생을 걸으며 초음파 분야에 큰 발자국을 남긴 김 대표는 경영은 큰 흐름에 올라타는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경영이라는 게 큰 흐름을 잘 타야 합니다. IMF때 반도체 장비가 죽으면서 PCB 장비가 살아나더군요. 순간적인 판단력으로 그쪽으로 올라탔죠. PCB 분야에서도 초음파 국산화를 시켰어요. 큰 파장을 일으켰어요.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힘들잖아요. 저희는 초음파로 마스크를 붙입니다.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보성초음파가 아마 가장 바쁜 회사 중의 하나일 겁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최근에는 초음파를 이용한 바이러스 살균기도 만들었어요. 며칠 전에는 화성시에도 한 대 기증했어요.”

 

김승원 대표는 삶의 가장 큰 지혜를 함께하는 것에서 찾는다. 함께할 때 더 크고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그래서일까. 직원 중에 장기근속자들이 많다.

 

현재 함께 근무하는 사원들은 대부분 15년에서 25년씩 함께 해온 동료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공장장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베테랑들이죠. 제품 기획에서부터 출하,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빈틈없이 꿰차고 있어요. 자기 업무뿐 아니라 동료의 업무에 대해서도 능히 처리할 수 있는 베테랑들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늘 감사하죠.”

 

베테랑 직원들이 만든 제품이기에 탁월한 품질과 내구성을 자랑한다. 10년 이상 쓰는 제품들이 많다. 부산 삼성전기에 보성초음파산업 세척기 600여 대가 들어가 있다. 인근 지역에 있는 경쟁사들이 뚫고 들어오지를 못한다.

 

김승원 대표는 보성초음파산업의 비전과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우리의 목표는 대한민국 대표주자가 되는 겁니다. 30년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화를 추구하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초음파를 응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100여 가지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여 가지 정도밖에 응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초음파를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지요. 우리는 이미 모든 부분을 디지털화 시켰습니다. 한국의 부품들이 굉장히 좋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일본과 유럽에 비해 50년 정도 뒤졌었는데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지금은 일본에 역수출할 정도가 됐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세계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글로벌화된 보성초음파산업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40년 동안 초음파와 함께해온 김승원 대표에게 초음파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을지 궁금했다.

 

초음파는 제 인생입니다. 후회 없는 아이템이었고, 성격적으로도 좁고 길게 가는 부분이 저와 맞았습니다. 착실하게 초음파의 길을 걸어왔어요. 초음파만 보고 살아온 인생이기에 감히 초음파는 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사업가의 길을 가더라도 초음파의 길을 걷겠습니다. 초음파는 굳이 다른 아이템을 찾아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저한테 충분한 매력을 느끼게 했고, 공감대가 형성된 아이템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사명 같은 존재가 됐죠.”

 

김 대표는 스스로를 끊고 맺는 게 명확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지인들로부터는 정확한 사람, 샤프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했다. ‘차가운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정이 많고 눈물이 많은 사람이라는 표현을 썼다. 김 대표의 성격은 화끈하다. 적극적인 스타일이다. 그래서 김 대표가 속한 모임은 비실비실하다가도 어느 순간 활어처럼 펄떡인다.

 

 

▲ 친환경초음파세척기 업소형.     © 화성신문

 

▲ 친환경초음파세척기 카페형.     © 화성신문



 

있는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게 행복

 

제가 자주 쓰는 말이 있어요. ‘참석하지 말고 참여하라는 말입니다. 짧지 않은 인생 살아보니 참석하는 인생보다는 참여하는 인생이 좋더군요. 참여해서 같이 힘을 모으면 안 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착하게 살자, 열심히 살자,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김 대표는 행복을 있는 것을 내 것으로 만들면서 생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알듯 말듯 한 표현이지만, 행복해지려는 적극적인 의지의 중요성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제 모습이 너무 멋있고 대견합니다. 열심히 하려는 지금의 제 모습이 보기에 너무 좋습니다. 이 사업 정말 잘 시작했다 싶어요. 항상 보람을 느낍니다. 나와 찰떡처럼 잘 맞는 사업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돈을 벌었기 때문에 공동체에 참여해서 일정부분 기여할 수도 있으니까요.”

 

 

김 대표의 행복론은 성공론으로 이어졌다. “내가 행복하면 성공한 것이죠.” 천주교 신자인 김 대표는 리더십의 핵심을 책임감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남은 인생 다문화 쪽에서 봉사하면서 인생을 마쳤으면 합니다. 다문화 쪽에는 할 일이 굉장히 많아요. 그 속에 속해서 뭔가 작은 일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 대표는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글로벌 시대잖아요. 자격증 20개는 따야 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주기가, 유행 패턴이 12년에서 3년으로 짧아졌어요. 그리고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이 있으면 살아가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우리 세대는 한 우물을 파면 됐지만, 변화 주기가 짧아져서 한 가지 아이템으로는 10년을 버티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큰 흐름을 보고 그 흐름을 따라서 살면 된다는 말도 해주고 싶네요.”

 

김승원 대표에게 자신의 이름 앞에 수식어 하나를 붙이면 어떤 게 좋을까 물었다.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답이 들려 왔다.

 

하면 된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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