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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 ‘밀려오는 외로움’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   2020-01-13

▲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그녀의 영혼은 어두운 밤을 걸어 온 듯 무겁고 버겁다. 온 몸에 지진이 일어난 듯 지금까지 지탱해 온 모든 에너지가 슬며시 빠져나가는 것 같다. ‘무엇이 이토록 자신을 흔들어 놓은 것인가?’ 하고 살아온 삶을 돌아본다. 

 

가족은 그녀가 벌어오는 돈만 기다리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쁨과 즐거움을 위해 그녀를 더욱 재촉하며 가소로운 웃음을 보내는 것 같다. 진정으로 그녀 자신이라는 존재보다 가족의 필요를 위한 하나의 도구 같은 느낌이 밀려온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배우자는 그녀에게 채찍을 가하듯 돈이 부족하고 더 필요하다고 노골적으로 재촉한다. 슬프고 화가 난다. 도망치고 싶고 다 벗어던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방황하고 있다.

 

연말이라 여기저기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이번 모임에 그녀가 얼굴을 보이지 않으면 다시는 못 볼 줄 알라는 지인들의 목소리도 있다. 관심인지 협박인지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 편안하게 누군가를 만나 그냥 그녀가 내고 싶은 숨소리를 내고 싶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편한 그런 사람과의 만남이 그립다. 더 이상 가족 안에서 찾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남편은 자신의 부모형제 그리고 자신의 사회적 인간관계에 충실하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연말 내내 하루를 멀다하고 뛰어다닌다. 남편은 자신이 버는 돈은 모두 남편 자신을 위해 다 쓴다. 그녀가 버는 돈은 가정과 아이들을 위해 쓴다. 그리고 그녀를 위한 돈은 거의 없다. 그녀를 위한 보험조차 없다. 그녀 자신이 미련한 건지 바보인지 한심스런 한숨만 내쉰다. 

 

돈이 뭐 그리 중요할까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가족이 원하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그녀의 몸이 아프고 마음이 공허하고 보니 그녀의 아픔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많이 아프다. 몸이 아픈 것 보다 마음이 아픈 것이 더욱 힘들다. 그래서 그녀는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있다. 현실에서 벗어나자니 갈 곳을 모르겠고 그 자리에 남아있자니 의미를 찾지 못한다. 슬픔과 아픔 그리고 밀려오는 외로움으로 뿌연 하늘만 쳐다본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 때론 직진이 아닌 방향전환이 필요할 때가 있다. 지금까지의 삶이 전부가 아닌 우리 인생에는 더 넓은 지도가 펼쳐져 있다. 자신이 살아온 삶에서 무엇인가 허무하고 쓸모없는 존재가 된 것 같은 것을 느낄 때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만약 이 신호를 방치하면 심리적 병리를 겪게 되거나 이탈의 삶으로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 할 수도 있다. 즉 삶의 흔들림이 있거나 방황의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면 자신의 삶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마치 태풍을 만나면 그 자리에 있지 말고 자신이 안전한 곳을 찾아 방향을 돌리듯 자신의 삶에서 안전한 곳이 어디인지를 찾아야한다. 결코 절망이나 좌절로 그 자리에 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기다리는 또 다른 나의 희망을 찾아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깊은 영혼과의 만남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가장 잘 발견하는 것은 자신의 내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제는 더 깊은 자신을 위한 삶으로의 용기를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가장 사랑해야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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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dark night of the soul(영혼의 어두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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