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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92] 직원을 밉게 보이게 만드는 징크스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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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2019-11-29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T 사장은 최근 영업팀장을 새로 채용했다. 면접도 하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하였는데 막상 입사 후 일하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문제가 많았다. 팀장과 차분하게 회의를 할 시간이 없다고도 했고, 말이 좀 거칠어 여직원의 입장에서는 성희롱이라고 문제 삼을 것도 조금 있다는 것이다. T 사장이 정말 맘에 안 들어 하는 점은 그가 좀 가볍다는 것이다. 신중하게 자료도 좀 검토하고 또 전화로 의견을 나누더라도 시간을 가지고 답을 주고 했으면 좋겠는데 그 팀장은 바로 바로 결정을 하는 것이다. 

 

사실 영업팀장이 새로 옴으로써 T 사장은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회사 매출액이 늘고 있으며 T 사장이 여유를 가지고 사업을 구상할 수도 있고, 과거에는 직원들에게 일일이 잔소리를 했었는데 그것을 이제는 안 해도 되게 되었다. 영업팀장이 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영업팀장이 T 사장은 싫다. 너무 가볍기 때문이다. 

 

H 사장은 기획실에 근무하는 대리가 너무 싫다. 그는 좋은 학교를 나왔고, 외국에서 공학석사까지 한 인재이다. 보고서도 곧잘 만들고, 좋은 아이디어도 낸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근태에 있다. 출근 시간이 항상 늦다. 많이도 아니고, 5분정도 지각을 한다. 그 대리를 불러 놓고 타이르기도 했고 야단도 쳤다. 면전에서는 ‘죄송하다’ 하고 또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해 놓고서는 도로 아미타불이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지각한 것이 미웠는데 이제는 사장의 말을 듣지 않고, 사장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보아 줄 수가 없게 되었다.

 

S 팀장은 5학년인 자기 아들이 싫다. 아빠가 이야기하면 고분고분 때가 없고 꼬박꼬박 말대꾸를 한다. 그렇게 해서 아이와의 대화는 항상 파국을 맞는다. “내가 아빠인데 좀 져주면 안 돼” 아빠는 돌아서서 혼자 중얼거린다.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가 뭘까?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싫어하는 그 이유가 사실은 별 것도 아닌 경우가 많다. 당사자는 그 당시 엄청난 일이라고 하지만, 곰곰이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그리 큰 일이 아니다. 위의 예를 하나씩 따져보자. 영업팀장은 사실 자신이 할 일을 잘 하고 있다. 다만 사장의 눈으로 볼 때 ‘가볍다’는 것이다. 사장은 이 문제를 엄청 크게 보고 있다. 그렇게 하다가는 회사에 큰 손해가 날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럴 수도 있지만, ‘가볍다’는 것이 오히려 행동이 빠르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 사장의 인식이 문제가 아닐까?

 

기획실 대리의 경우를 보자. 일반적으로 근태는 중요하다. 그러나 기획실에서 창의적인 일을 하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사람에게 아침 출근시간이 왜 중요할까? 그리고 5분 지각인데 보기에 따라서는 아무 것도 아닌 문제일 수 있다. 아이가 아빠에게 말대꾸하는 하는 것도 아이가 지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점이 있다. 져주는 것이 아이만이 해야 하는가 아빠가 져줄 수도 있는 것이다.

 

리더가 직원을 싫어하는 이유가 의외로 지엽적이고 미신적일 수 있다. 그러면 왜 그런 문제가 생길까? 리더가 어렸을 때 가졌던 트라우마나 열등감과 관련이 깊다. 3형제 중에 둘째로 태어나 형과 동생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유독 ‘공평성’에 예민하다. 자신을 조금이라도 부당하게 대우했다거나 무시했다거나 하면 자신도 모르게 화도 내고 또 항의도 하는 것이다.

 

나이든 사장들은 근태, 즉 근무시간 지키기에 유독 예민하다. 근태에 문제가 있으면 아무리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도 부하를 미워하는 사장이 많다. 그들이 그렇게 자라왔고, 그것 때문에 많은 걸 희생해 왔기 때문에 유독 거기에 집착하는 것이다. 말대꾸하는 아이에게 유독 예민한 아빠는 자신이 어렸을 때 말대꾸와 관련된 나쁜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주변에 정말 미운 부하가 있으면, 리더는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혹시 그 부하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가 아닐까?’ ‘나는 왜 이런 작은 행동이나 말투를 거슬려 하는 걸까?’ ‘내가 그의 작은 결점을 침소봉대하고 있는 건 아닐까?’ 미운 부하에서 눈을 떼고 미워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아야 한다. 나하고 맞지 않는 징크스(미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그의 징크스가 아니고 나의 징크스인 것이다.

그를 미워하는 이유가 본질적인 것인지 단지 징크스인지 알아보려면, 그의 단점과 장점을 각각 10개씩 써보는 것이다. 단점을 먼저 써서 적나라하게 그를 비판해 보라. 그 다음 장점을 써 보라. 그리고 양쪽을 저울질 해 보라. 장점의 무게가 느껴진다면 징크스를 의심하라.

 

choyho@ajou.ac.kr  

기사입력 : 2019-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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