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84]
국가 대표팀에 자국 감독이 없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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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기사입력 2024-02-07 [09:00]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     ©화성신문

중동의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보고 있노라면, 좀 이상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나라 축구팀 감독은 독일인 위르겐 클린스만인데, 정작 우리나라 출신 감독들은 해외에서 다른 나라 팀을 이끌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팀을, 김판곤 감독은 말레이시아팀을 말이다. 2022년까지 우리나라 대표팀을 이끌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현재 아랍에미리트팀을 맡고 있다. 그는 포르투갈인이다. 

 

그래서 축구 경기 보는 것이 더욱 재미있어졌다. 우리나라 팀 못지않게 우리가 잘 아는 감독이 이끄는 다른 나라 팀의 경기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보게 되기 때문이다. E조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말레이시아와 경기를 할 때, 3:3으로 비겨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른 팀이 아닌 말레이시아와 비긴 것이 다행이었다. 덕분에 김판곤 감독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필자가 자료를 살펴보니, 참가국 24개 중에서 자국인을 감독으로 기용한 국가는 중국, 일본, 호주, 이란 등 4개 국가에 불과하다. 

 

감독의 국적으로 가장 많은 곳은 스페인으로서 3개 국가 감독을 맡고 있다. 그리고 2개 국가의 감독을 맡고 있는 나라가 한국, 일본, 독일,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5개 국가이다. 그리고 이란, 중국, 호주, 아르헨티나, 튀니지, 모로코, 몬테네그로,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노르웨이 등 11개 국가 출신은 1개 국가팀 감독을 맡고 있다. 그러니까 아시안컵인데 아시아인 감독은 7명에 불과하다. 

 

스포츠에서는 원래 선수가 국경을 초월하여 스카우트 되는 경우가 많다. 축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황인범, 황의조 선수가 유럽에서 뛰고 있으며, 야구에서는 류현진, 최지만, 김하성, 박효준, 배지환 선수가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지 않는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선진국의 리그 팀에서는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리그 내에서 서로 스카우트하지만, 리그 밖에서도 스카우트 해온다. 리그 밖에서 좋은 선수를 발굴한다면 리그 안에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스카우트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몸값을 올릴 수 있고 자신을 더욱 성장시킬 기회가 되기 때문에 해외로 진출하려 한다. 그런데 감독까지 외국인을 찾는 이유가 뭘까?

 

우리나라에서 이미 경험한 바와 같이, 국가 대표팀 감독을 자국 사람으로 국한한다면 이는 극히 제한된 풀에서 인재를 찾는 꼴이 된다. 물론 자국에도 좋은 리더가 있겠지만 그래보았자 세계 시장과 견줄 수가 있겠는가. 대표팀 감독을 해외에서 영입해 올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높은 비용과 언어장벽 그리고 우리 팀의 내부 자원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반면 해외에서 활동하던 지도자가 갖는 강점은 우선 전문성이다. 팀을 이끌어보고 승리를 맛본 경험과 최신 이론 그리고 무엇보다 해외 팀에 대한 정보력이다. 스포츠는 국제적인 경쟁을 하기 때문에 외국팀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외국인 감독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자본은 자국  출신과는 사뭇 다르다. 그들의 정보력이 월등하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강점은 그들의 객관성이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연고를 중시하는 나라에서는 감독이 자기 연고에 따라 편파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런데 외국 출신은 이런 연고로부터 자유로워 훨씬 공정하게 능력주의에 근거하여 팀을 이끌 수가 있는 것이다. 

 

외국인 감독으로서 성공한 대표적 인물은 우리가 잘 아는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이다. 그는 1946년생이고 네덜란드 사람이다. 그는 2001년 1월 1일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의 감독을 맡아 2002년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열린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4강에까지 올린, 4강 신화를 만든 인물이다. 2002년 6월 22일,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우리나라는 당시 FIFA 랭킹 8위인 강호 스페인팀을 만났다. 우리나라는 당시 FIFA 랭킹 40위였으며 그때까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한 게임도 이기지 못한 팀이었다. 그런데 8강까지 올라갔고 그 8강에서 스페인팀을 만나 연장전까지 0:0으로 버텼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기고 말았다.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을 연출한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 위상이 크게 올라가고, 홍명보,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 이윤재 등 4강 신화의 주인공들은 세계적인 스타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런데 히딩크 감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세계적인 지도자로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그는 우리나라 감독을 마친 후에도 호주, 러시아, 터키 팀 감독을 하였으며,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첼시팀 감독까지 맡았었다. 

 

우리나라 지도자가 해외에 더 많이 진출하고 히딩크 같은 인물이 나와야 한다.

 

choyh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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