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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 벗어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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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기사입력 2020-05-25

▲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 화성신문

남편은 아내를 향해 비웃음을 보낸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보면서 가슴 깊은 곳에 있는 무엇인가 싸늘하게 식어가는 것을 느낀다. 남편은 어머니에 대한 것에는 그 어떤 이유도 묻지 말고 아내가 복종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아내는 다만 시어머니와 관련하여 부부가 함께 의논해야할 것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한다. 남편은 ‘시어머니’라는 말이 아내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아내의 머리채를 낚아채어 빙글빙글 돌린다. 아내로부터 ‘시어머니’라는 말과 동시에 나오는 남편의 반응은 극단적이고 파괴적이다. 

 

몇 년 전,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시댁에 들렀을 때 시어머니는 아들내외를 앉혀놓고 아들이 결혼하기 전부터 어머니에게 주었던 용돈을 똑같이 달라고 한다. 남편은 순순히 그러겠다고 한다. 아내와 전혀 의논하지 않는다. 아내와 의논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아들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시어머니는 일주일에 한 번씩 시댁에 들러 점심을 같이해야한다고 한다. 남편은 그러겠다고 한다. 아내는 대답할 틈을 찾지 못하여 후에 집에 가서 남편과 의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날 밤 집에 돌아온 후 아내는 남편에게 시어머니가 요구했던 용돈과 매주 시어머니와 점심식사 하는 것에 대해 의논하고 싶다고 한다. 남편은 서서히 얼굴이 굳어지며 말이 없어진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를 향해,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따라야 하는게 아니냐”며 오히려 아내에게 “그렇게 안 봤는데 당신 말이 많네, 어머니는 어른인데 어른이 원하면 따라야 되는게 아니냐”고 한다. 아내는 그때서야 알아차린다. 남편은 아내와 대화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남편이 알고 있는 결혼과 가족의 개념이 아내와 다름을, 아내의 심정은 무너져 내린다. 

 

결혼한 남자와 여자는 자신뿐만 아니라 배우자를 향해 성인으로서 가져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출생하여 성장한 원가족을 떠나 새롭게 형성한 가정에 정서적, 육체적, 경제적, 사회적, 법적인 것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 부부가 함께 공유하며 형성해가는 새로운 가족이다. 이곳에는 부부의 삶을 우선순위로 두어야한다. 부부는 신뢰와 애정을 형성해가면서 서로 의논하며 존중하고 많은 대화를 통하여 결혼 전과 다른 부부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독립된 성인은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질 줄 알고 자신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함께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이에는 내가 선택한 가정의 울타리를 튼튼히 세워나가는 삶이 우선이 되어야한다. 과거 성장한 가정의 울타리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은 퇴행적이며 동화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독립된 성인은 새롭게 형성한 가정의 울타리를 잘 세워 나가야하며 부부가 서로 신뢰와 존중 그리고 배려의 마음으로 서로 원하는 삶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자신과 배우자를 보호하면서 자율성을 갖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성인으로서 살아가는 융화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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