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14] 리더가 챙겨야 할 디테일

- 작게+ 크게

화성신문
기사입력 2020-05-11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모임에서 송년회를 준비할 때였다. 어려운 손님들을 여러분 초대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갑자기 참석할 수 없다는 연락을 해 왔다. 정말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나중에 그 사연을 알아보았더니, 그분은 헤드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기대하였었는데 비서를 통해 알아보니 그 분 좌석이 특별히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 사실에 실망한 그 분은 모임 참석을 취소하고 말았다. 행사를 책임 맡고 있던 필자가 미처 거기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다. 힘들게 초대해 놓은 분인데 아쉽게 되고 말았다.

 

아주대학교에 총장으로 계셨던 P 총장께서는 이런 문제를 잘 알고 계셨다. 한번은 학교에 기부금을 내신 분들을 초대하여 저녁 만찬을 하는 날인데 30명이 넘는 참석자들의 자리배치를 총장 본인이 다 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참석자들이 계속 바뀌는 바람에 좌석배치를 마지막 순간까지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때마다 총장이 관여를 하다 보니 일이 제대로 되기 어려웠다. 이걸 다 총장께서 하셔야 하는 회의가 생겼다.

 

리더는 과연 어디까지 디테일을 챙겨야 할까? 디테일은 하나하나 세부적인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또 지엽적인 것 시시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부적인 것 중에는 분명 시시한 것이 많이 있다. 그리나 사실 세부적인 것이 진정한 가치를 가지는 것도 많다. 영어 표현에 ‘God is in the detail’이라는 것이 있다. ‘신은 세부적인데 있다.’는 말인데  정말 중요한 것은 세부적인 데에 숨어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명작이라고 하는 것과 평작이라고 하는 예술품의 차이는 사실 세부적인 마지막 처리 차이라는 뜻이다. 작가의 혼이라는 것이 큰 구도나 전체적인 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선의 처리, 미세한 색깔의 차이라는 것이다.

 

반대 표현으로 ‘Devil is in the detail’이 있다. 악마는 세부적인데 있다는 뜻인데, 얼른 보기에는 쉽고 편해 보이는데 막상 실제로 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무대에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걸 보면, 나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막상 그들처럼 하려면, 엄청난 연습을 해야 하고 그만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BTS도 한번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하루 13시간씩 몇 달을 연습한다고 한다.

 

리더는 주로 결정을 하고 방향을 잡아준다. 즉, 전략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실행에서 생기는 디테일을 놓치기 쉽다. 그러나 멋진 그림만 있는 전략은 의미가 없다. 현장에서 실행이 되어야 하고, 결과로서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바로 디테일이 전략인 것이다.

 

최근 우리 교육부가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금년 3월부터 운영하는 ‘누리과정’을 홍보하는 자료에 우리 어린이들이 아닌 일본 아린이들 사진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바로 그런 것이 디테일인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 발행하는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고, 독도가 독도 아닌 다른 표현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국가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의 디테일은 바로 품질로 나타나고 고객의 호감도와 매출액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디테일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물론 리더가 디테일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러나 리더는 큰 그림에만 만족하지 말고 디테일이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처럼 말이다.

 

스티브 잡스는 모든 제품은 쉽고 단순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런 컴퓨터와 그런 휴대폰은 만들어 내고 싶었다. 그는 애플이 만든 휴대폰에는 버튼이 딱 하나만 있어야 된다고 했다. 수차례 계속 된 회의에서 엔지니어들은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막무가내였다. “버튼은 하나만 있어야 합니다. 방법을 찾아내요.” 그는 줄기차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고, 끝까지 기술자들을 닦달했다. 그래서 애플의 최초 휴대폰은 조작 버튼이 하나였다.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철학만 이야기하지 않았고, 디테일을 만들어 냈다. 

 

리더가 모든 디테일에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일상적인 것, 직원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은 관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핵심가치에 관한 것, 새로운 것, 직원들이 타성으로 넘어가기 쉬운 것은 리더가 마지막 한 점가지 파고들고 챙길 필요가 있다.                   

 

 choyho@ajou.ac.kr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 화성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