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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전문가칼럼 화성춘추(華城春秋) 50]자녀가 획득해야 할 삶의 보물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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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기사입력 2020-03-23

▲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교육학 박사     © 화성신문

컴퓨터 게임을 하다보면 보물을 얻는다. 그 보물이 있으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물을 얻지 못하면 게임은 아쉽게 끝나버린다. 인간의 삶도 행복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보물이 필요하다. 면역력이 질병에서 신체를 보호해 주듯, 삶의 보물은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필요한 삶의 보물은 무엇일까· 유태인 지혜서인 탈무드(Talmud)에 나오는 일화를 보자. 

 

한 랍비가 여러 승객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고 있었다. 승객 대부분은 어마어마한 부자였다. 그들은 자신의 옷감, 반지, 황금 망원경 등 많은 재물을 자랑하였다. 그러나 낡은 옷을 입은 랍비는 구석에서 조용히 책을 보고 있었다. 부자들은 랍비를 놀렸다. 

 

“랍비님~ 우리가 부러워서 공부가 되겠습니까·”

 

그러자 랍비는, “지금 저의 재산을 보여 드릴 수 없지만, 저는 제가 최고의 부자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들은 부자들은 더욱 랍비를 놀려댔다. 그러던 중 이 배는 해적선을 만나게 되고 사람들은 재물을 모두 약탈당하게 되었다. 빈털터리가 된 부자들에게 랍비가 조용히 말했다. 

 

“내가 가진 머리 속 지혜는 빼앗길 수 없는 보물입니다. 저는 그것을 약탈당하지 않고 고스란히 가지고 있답니다.” 

 

이후 랍비는 배에서 내린 마을에서 사람들에게 존경 받으며 생활하였지만, 재산을 약탈당한 부자들은 거지가 되어 구걸하며 다녔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지혜가 삶의 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혜는 모든 행동의 원천이며, 삶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재산이다. 지혜와 함께 추가하고 싶은 삶의 보물이 있다. 

 

Maslow는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과 사랑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제시하고 있다. 지혜는 이 중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핵심적 보물로 보인다. 그러므로 나머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보물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삶의 보물은 각 어려움에 대응하는 개별 해결책이 아니라 그러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실천하려는 원천적 힘일 것이다. 탈무드에서 ‘고기를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라’는 것도 보물은 고기가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는 자녀의 삶을 자신의 삶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자녀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많은 시간, 돈, 노력을 투자한다. 이러한 투자가 효용적이기 위해서는 자녀가 미래를 잘 살아갈 수 있게 삶의 보물을 갖추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자녀에게 필요한 삶의 보물은 과연 무엇일까·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 과정에서 8번 중대한 위기를 겪는다는 Erikson의 이론에서 찾아보자. 위기는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기회이며, 이 기회를 잘 극복하면 삶의 보물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가 이 위기의 순간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첫 번째 위기는 출생부터 1세 경 까지의 시기에 나타나는 신뢰감 대 불신감이라는 위기이다. 이 시기 아이는 자신을 돌봐주는 주 양육자의 태도에 의해 세상은 믿을 만한 곳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경험하게 된다. 만일 믿을 수 있는 세상이라고 경험하게 되면 ‘희망’이라는 보물을 얻는다. 이 보물에 의해 자신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라 믿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본다. 이 시기 부모는 아이들의 욕구 특히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를 즐겁게 충족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위기는 아이가 걷게 되고, 사고를 시작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자율성 대 수치감이라는 위기이다. 아이는 부모의 통제 없이 자유롭게 세상을 탐색할 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만일 자발적인 행동에서 성취감을 경험하면 ‘의지’라는 보물을 얻는다. 이 보물에 의해 앞으로의 고난을 스스로 극복하려고 한다. 이 시기 부모는 아이의 자발적 행동에 간섭을 배제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 위기는 3세 경 자신의 생각을 내세우는 시기에 나타나는 주도성 대 죄책감이라는 위기이다. 아이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만일 자신의 생각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면 ‘목적’이라는 보물을 얻는다. 이 보물에 의해 앞으로 자기주도적 행동을 하게 된다. 이 시기 부모는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 위기는 초등학교 시기에 나타나는 근면성 대 열등감이라는 위기이다. 아이는 노력하여 지적 성취를 경험하게 된다. 만일 노력하여 그만큼 지적 성취를 경험한다면 ‘능력’이라는 보물을 얻는다. 이 보물에 의해 앞으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기효능감을 발휘한다. 이 시기 부모는 자녀에게 스스로 노력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나친 지적 성취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 위기는 청소년 시기에 나타나는 자아정체감 대 역할혼미라는 위기이다. 아이는 자신이 어떠한 존재이며, 믿을 만한 존재인지 경험하게 된다. 만일 자신이 누구이며 믿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성실’이라는 보물을 얻게 된다. 이 보물에 의해 앞으로 자녀는 자기 자신을 믿고 세상에 도전하게 된다. 이 시기 부모는 자녀를 전체적으로 존중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나머지 보물은 성인이 된 상태에서 스스로 습득하는 것이므로 부모로서는 더 이상 책임이 없어진다. 자녀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희망, 의지, 목적, 능력, 성실이라는 5가지 보물을 자녀가 획득할 수 있도록 부모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자녀를 위한 가장 훌륭한 선물이며, 자녀가 획득해야 할 보물이다.

 

 badworke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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